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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단에 대한 지나친 편견

한국바로크악기

Posted at 2010-03-05 12:31:13



박시헌	2014-11-18 20:01:02	x
네

목관 리코더를 고를 때, 많은 분들이 재질 때문에 고민을&nbsp;많이 합니다. 가격은 잠시 뒤로 하고 고민한다면 선호하는 재질은&nbsp;일반적으로 회양목, 자단, 흑단 정도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흑단 리코더를 불어 보고서 그 음색에 만족을 표시하지만, 관리가 까다롭다는 생각 때문에&nbsp;상당히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것을 봅니다. 그 원인은 주변에서 흑단을 사용하시는 분들의 갈라짐을 종종 목격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물론, 흑단이 동일한 조건에서 다른 재질의 나무에 비해 갈라질 수 있는 확율이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나친 편견은 잘못된 인식을 갖게끔 만드는 법이죠. 
일반적으로 제작하는 리코더의 재질 중에서 흑단은 가장 단단한 강도를 갖고 있습니다. 흑단 중에서도 그라나딜(Grenadilla)의 경우 배나무에 비해 두 배 가까운 강도를 갖고 있습니다. 그만큼 밀도도 높고 중량도 꽤 나가게 됩니다. 이런 요소들이 동일한 구조의 리코더일 경우 강한 음색을 만듭니다. 반면에 이런 장점들은&nbsp;날씨 상태에 따라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배나무의 경우 실수로 악기를 떨어뜨렸을 때 부딪힌 부분이 찍히는 정도에 그치지만, 흑단의 경우 갈라짐이나 심할 경우 파편이 떨어져나가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물론, 이런 경우가 빈번한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갈라짐의 원인을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보통은 겨울철에 많이 갈라지는데, 차가운 온도보다도 습도가 이에 영향을 미칩니다. 가을에서 겨울철 즈음에는&nbsp;습도가 상당히 낮은 시기가 종종 있습니다. 나무라는 것이 어느 정도의 습기를 지니고 있을 때는 괜찮지만, 바싹 마를 경우 갈라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겨울철에 갈라지는 흑단 리코더의 원인을 보면 첫째로는 집안 방안에 고이 모셔놓은 경우, 둘째로는 악기 케이스에 제대로 수납하지 않은 경우, 셋째로는 오일링의 부족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경우는 리코더를 장기간 불지 않고 방치했을 경우입니다. 리코더를 불면서 발생하는 수분은 리코더가 흡수했다가 뱉어내는 과정을 제공하면서 악기가 길이 들게도 하고, 숨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이런 소통이 전혀 없다면 악기는 점점 말라가게 되고, 앞서 언급한 바싹 마른 나무가 되어서 갈라질 수 있는 요인을 제공합니다. 
둘째 경우는 케이스를 사용하지 않거나 소프트 케이스에 넣어둔 채로 가방(특히 핸드백)에 다른 물건들과 같이 섞어 넣었을 때입니다. 소프트 케이스의 경우 어느 정도의 완충역할은 해주지만, 가방 안에서 책이며 기타 물건들 때문에 눌릴 경우에는 그 압력까지 막아주진 못합니다. 
셋째 경우는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할 때 발생하는 결과입니다. 무른 재질의 나무에 비해 단단한 나무는 오일링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오일링을 주기적으로 해주게 되면, 위의 모든 상황에서도 악기는 상당히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건조한 시기에는 다른 때보다 오일링에 더 신경을 써 주는 것은 예방주사와도 같습니다. 수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무는 가공전에 파라핀을 주입해서 오일링의 효과를 조금은 보게 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영구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오일링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위에 언급한 내용들은 다른 목관들에도 해당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 흑단의 경우에 더 필수적인 것들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결국 왠만큼의 기본적인 관리(?)만 시행한다면, 흑단도 절대 까다로운 나무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흑단은 잘 갈라져...충격에도 약하고..." 이런 생각들은 입에서 입으로 퍼지는 조금은 비약된 내용들입니다. 다시 간단히 정리하자면, 주기적인 오일링과 꾸준한 사용만으로도 흑단 리코더의 갈라짐은 방지할 수 있습니다.